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돈가스나베, 혹은 돈가스찌개

나침반과 지도

by solutus 2018. 7. 25. 03:24

본문

돈가스나베, 혹은 돈가스찌개. 2018. 7.24.


1.

오랜만에 돈가스나베를 만들었다. '나베'라는 것은 쉽게 말해 우리나라의 찌개, 전골 요리를 뜻하므로 돈가스나베는 찌개에 돈가스를 넣어 끓인 음식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김치와 고춧가루를 추가하여 끓였으니 사실상 돈가스 김치나베가 되겠다. 



2.

사실 이 음식을 굳이 일본 용어를 빌려 '나베'라고 부를 이유는 없다. 일단 요리를 할 때 큰 냄비에 끓이긴 했으나 식사를 할 때 일본식대로 냄비째 낸 게 아니라 접시에 따로 나누어 담았으니 일본의 '나베'식 식사라고 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국물을 만들 때 김치를 넣고 고춧가루를 뿌렸으니 레시피가 한국의 김치찌개와 마찬가지여서 나베보다는 김치찌개라고 하는 게 어울렸다. 돈가스나베라고 검색할 때 나오는 레시피가 대개 이와 같아서 김치찌개를 만든 뒤에 돈가스를 넣으라는 주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원 조리법에는 청양고추까지 썰어 넣어라고 되어 있었다. 김치와 고춧가루, 청양고추까지 썰어 넣은 돈가스'나베'라니. 


일본 나베 시장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김치를 넣어 끓인 탕요리를 나베가 아니라 찌개라는 우리 이름을 사용하여 공략하고 있다. 내가 만든 이 요리도 김치와 고춧가루를 넣어 한국식으로 만든 것이니 돈가스찌개, 혹은 돈가스 김치찌개라고 하는 게 맞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여기에 나베라는 이름을 달아둔 건 이 음식을 만들 때 한국의 전통 간장 대신 얼마 전에 만들어 두었던 츠유를 넣었기 때문이다. 이 츠유를 만들 때 가다랑어포(가쓰오부시)를 잔뜩 넣었기에 특유의 맛과 향이 난다. 덕분에 이 돈가스나베에서도 정통 김치찌개와는 사뭇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나베라는 이름을 약간의 의혹 속에도 남겨 두기로 했다.



3.

레시피는 돈가스나베라고 검색하면 최상위를 점령하고 있는 백종원 레시피를 따랐다. 다만 앞서 쓴 대로 간장 대신 츠유를 넣었고 고추는 넣지 않았으며 고춧가루는 원 조리법에 비해 절반 정도 적게 넣었다. 맛은 뭐랄까... 함께 먹을 사람이 있어 기쁠 정도의 맛이라고 해두자.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