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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라는 말벌/2010년대

by solutus 2011. 4. 1.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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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난 모자를 뒤집어 쓰고는 비가 부드럽게 내리는 길을 천천히 되돌아갔다. 어깨끈이 풀어진 배낭은 내 둔부를 건드렸고 산기는 등산복의 능력을 시험하려는 듯 전신을 파고들었다. 하지만 그 정도 추위는 배낭과 옷에 막혀 아무렇지도 않았다. 집에 돌아와서도 마찬가지였다. 집에 온열 기구 하나 작동시켜 놓지 않았지만 내 몸은 무척이나 따뜻했다. 그 따뜻함 속에 그렇게 앉아 있었다. 그리곤 그 따뜻함 속에서, 내가 그렇게 용기내어 말을 걸 수 있었던 것이, 그렇게 따뜻하게 앉아 있을 수 있는 것이 다 누구에게서 시작된 것인지를 곰곰히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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