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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

생각이라는 말벌/2010년대

by solutus 2010. 12. 24.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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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사랑이란 불행하다. 더 이상 추구할 게 없기 때문이다. 아니, 사실 난 완성된 사랑의 뒷이야기를 잘 상상하지 못한다. 완성된 사랑 뒤에는 애뜻함과 흥분보다는 평온함이 있는 것 같은데, 난 그 끝을 도무지 상상할 수가 없다. 그것이 정말 사랑의 끝, 사랑의 도착점이란 말인가? 완성된 사랑은 너무나 평온하거나, 희극적이거나, 아니면 또 다른 사건의 발생으로 설명된다. 매우 상투적으로.

사랑의 이후를 그리는 것은 사랑의 과정을 그리는 것보다도 어렵다. 우리는 그것을 상상하고자 노력하지만, 금세 당황하며 서둘러 그것을 끝내버린다. 로맨스 영화의 서투른 결말처럼(그들은 아마 2탄을 만들겠지). 사랑의 완성 이후를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분명 신적인 존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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