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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

생각이라는 말벌/2010년대

by solutus 2011. 1. 10.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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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나이든 사람은 서 있고 젊은 사람은 앉아 있는 광경은 온 거리에 널려있는 자동차의 소음처럼 우리들의 눈에 부딪혀온다. 빈 자리가 하나라도 나면 서 있는 사람들의 신경은 곤두선다. 주변에 임산부나 노약자, 혹은 자기보다 어르신이 있는지 확인할 잠깐의 여유도 주지 않은 채 사람들은 발걸음을 빨리한다. 이미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여자친구나 아들, 혹은 남편에게 어서 저기 앉으라며 급박하게 소리친다. 서둘러 자리에 앉은 젊은 여자들은 드라마를 보며 미소짓고 젊은 남자들은 게임에 열중하며 무표정하게 앉아있다. 피곤에 지친 어머니 옆에 거의 눕다시피 한 채 차례대로 앉아 있는 사내 아이들은 지루한 표정으로, 자신들 앞의 노파를 비껴 창 밖에 시선을 던진다. 지하철은 말 한 마디 없이 조용했지만 그 안은 소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

자동차의 소음이 계속되면 우리는 그것이 시끄럽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다. 그것이 갑작스럽게 사라지기 전까진. 그리하여, 우리는 지하철에 가득한 그 소음을 결코 깨닫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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