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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라는 말벌/2010년대

by solutus 2011. 6. 21.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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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의 정의를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가령 '난 어른이 되지 못할 것이다'라는 문장을 보았을 때, 이 '어른'이란 단어를 좋은 의미로 사용했는지 나쁜 의미로 사용했는지 알기 전에는 '난 어른이 되지 못할 것이다'라는 문장이 긍정적인 표현인지 부정적인 표현인지를 알 수 없다.

그러나 단어들은 일반적으로 쓰이는 뉘앙스를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가령 '어른'은 일반적으로 좋은 뜻으로 사용된다. '그는 어른이 다 되었다'라는 문장을 보고 '그는 통속적이고 몰개성적인 사람이 되었으며 어린 시절의 유연함과 천진난만함을 잃어버리게 되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현대적', '도시적'이라거나, '술을 잘 마신다'라거나, 혹은 '푸르다', '진홍빛이다', 이런 표현들은 우리가 가장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의미들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특히 예술가들)은 단어들을 그렇게 대표적인 의미로만 사용하지 않고, 앞뒤 문맥을 통해 이해할 수 있도록 잘 돕지도 않는다. 단어를 가장 흔히 해석되는 의미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몇몇 사람들은 완전히 다른 의미로 글을 해석하기도 했고, 도대체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다며 화를 내기도 했다.

"어떤 화가가 석양을 보고 감명을 받아 그 자리에서 그 느낌을 그림으로 옮겼다. 화가가 직접 설명하기 전에 그 그림 속의 구성과 사물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하지만 한 사람이 지나가다 그 그림을 보았고, 그는 그 그림의 빛과 바다를 그 화가의 현재와 연관지어 설명했다. 그리고 지평선에 떠 있는 배는 화가의 어린 시절 꿈으로 정의내린 뒤 옆 사람에게 설명했다. 또 다른 한 사람은 그 그림을 해석하기 위해 머리를 쓰다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자 화가 나서 그 그림을 북북 찢어버렸다."

위처럼 되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관람객들에게 제대로 해석되기 위해', 그 그림 밑에 일반적인 의미로만 단어와 표현을 사용하여 최대한 자세하게 자신의 그림에 대한 해석을 스스로 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화가는 순간적인 감정만으로 그림을 그리고, 어떤 화가는 수학적으로 치밀하게 계산된 구도로 그림을 그리며, 어떤 화가는 자신의 해석을 또 하나의 순수 예술로 이해하고, 또 어떤 화가는 자신의 해석을 진지한 설명문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해석되기 위한' 그 설명이 모든 상황에서 정확하고 완벽하게 작동하리라고 보긴 어렵다. 게다가 '제대로 해석된다'는 것이 그들에게 어떤 빛나는 가치를 부여해줄 거라고 보기도 상당히 어렵다.

이렇듯, 단어의 사용이나 사물의 표현을 일반적인 정의에 한해서 사용하는 것은 쉽게 이해받기 위한 첫 걸음이다. 예술이 이해받기 어려운 것은 그들이 그런 일반성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며,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그들은 예술처럼 보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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