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내가 예전에, 몇 년 전에 썼던 글들을 읽어 보았다. 읽으면서, '내가 이런 생각을 했었던가, 이런 책을 읽었던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글들을 통해 얻으려고 했던 것을, 얻으려고 했던 사람들을 아직까지도 얻지 못했다는 것을 다시금 상기하게 되었다. 난 그들이 여전히 주변을 서성이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결코 서로에게 다가가지도 못하리라는 것을 안다. 그들의 내부엔---게다가 나의 내부에도---여전히 똑같은 정도의 열정이 있었다. 식지도, 더 커지지도 않은 열정이. 난 그 불을 꺼버리거나, 아니면 지금과는 비교도 되지 않게 키워야만 했다. 하지만 모든 것이 그대로였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해서 같은 궤도를 돌 것이고, 계속해서 평행선을 달릴 것이고--- 우린 서로를 얻지 못할 운명이었다.
수십 년이 지나 내부의 열이 식으면 우리의 열정도 떨어질 것이고, 하늘만을 바라보단 우리의 눈도 서서히 자신이 착륙할 곳을 찾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건 너무나 먼 훗날의 일이다. 너무나 먼 훗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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