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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산책길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익숙한 길

by solutus 2019. 10. 30.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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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 목적 없이 걸었다. 롤랑이 그랬듯 멀리 떨어져 있는 지중해의 조그만 항구를 매일 아침 걷는 상상을 할 필요는 없었다. 걷고 있는 곳이 바로 바닷가 산책길이었다. 어시장의 비린내도, 어선의 기름내도 나지 않았다. 이곳은 항구가 아니었다. 루키의 마지막 말, "됐어, 이제 마음대로 가렴"처럼 마음 가는 대로 걷는 산책길. 바닷바람에 흔들리는 해국도, 그 위를 한가롭게 나는 갈매기도 뚜렷한 이유가 없어 보였으니 어떤 이들은 자연을 닮고자 했다. 바닷가 산책길을 걷는 사람은 무언가를 던져버린 사람들이다. 어떤 이들은 손에서 놓을 생각조차 한 번 해보지 않은 무언가를. 느슨한 끈이 정박지에 매달려 있다. 그는 수면 위에서 자유롭게 흔들린다. 그가 멀리 떠내려갈지, 해변으로 올라와 모래 위에 몸을 누일지 누구도 알지 못한다.


바닷가 산책길. 2019.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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