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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소나드와 바닐라빈ㅡ프랑스 디저트, 크렘 브륄레

나침반과 지도

by solutus 2019. 6. 15.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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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미쉐린 가이드[각주:1]의 별을 보유했던 조엘 로뷔숑은 크렘 브륄레를 만들 때 카소나드를 쓰라고 했다. 카소나드는 비정제 설탕으로 갈색을 띠며 맛도 정제당인 그래뉼러당과는 살짝 다른 맛ㅡ감칠맛ㅡ이 난다. 회분이 많이 들어간 비정제 흑설탕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래뉼러당을 쓸 때와는 살짝 다른 맛을 낼 수 있다.

 

지금도 외국에선 적지 않은 수의 파티시에들이 카소나드 첨가 레시피를 따르고 있다. '크렘 브륄레엔 카소나드'라는 인식도 있다. 우리나라 가정집에서 통용되고 있는 대중적 레시피를 보면 바닐라 같은 특정 향신료에는 신경을 쓰는 반면, 설탕의 구분엔 신경을 덜 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물론 꼭 카소나드를 쓸 필요는 없지만 왜 백설탕이 아니라 카소나드를 쓰는 게 더 나을 수 있는지를 알 필요는 있다. 흑설탕에 관한 잘못된 인식을 풀 필요도 있을 것이다.

 

커스터드 크림과 카라멜화 설탕으로 만든 크렘 브륄레. 2019. 6. 15.

 

크렘 브륄레는 계란으로 만든 커스터드 크림 위에 설탕을 올린 뒤 표면을 불로 가열하여 만드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디저트다. 완성되면 디저트 표면에 유리 같은 얇은 막이 생기는데, 이걸 수저로 깨서 크림과 함께 떠먹는다. 이 얇은 막의 정체는 캐러멜이다. 설탕이 갈색의 반투명한 시럽이 될 때까지 가열하는 것을 '캐러멜라이즈(캐러멜화)'라고 하는데 크렘 브륄레는 이 기법을 이용한다. 바로 이때 카소나드를 사용한다.

 

레시피는 간단하다. 하지만ㅡ마치 우리네 밑반찬이 그러하듯이ㅡ레시피가 간단하다고 하여 맛을 내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일 때가 많다. 우선 커스터드 크림을 잘 만들어야 하고 설탕 토핑과 커스터드 크림이 조화를 이루도록 설탕 토핑의 두께를 잘 조절해야 하며 캐러멜라이즈를 할 때는 설탕이 타버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계란 비린내도 잘 잡아야 한다. 간단해 보이지만 어려운 것, 그것이 바로 크렘 브륄레다.

 

 

  1. '미슐랭'이라는 명칭이 더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한국지사에서 사명을 '미쉐린'으로 정하면서 가이드 또한 '미쉐린 가이드'로 정해졌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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