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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화암 주상절리 관찰

나침반과 지도

by solutus 2019. 6. 3.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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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암은 아무때나 쉽게 볼 수 있는 암석이 아니다. 지구의 지각 대부분이 화성암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지표면이 퇴적암으로 덮여 있어서 잘 보이지 않는다. 도시에서 생활하다 보면 퇴적암은커녕 흙조차 보기가 쉽지 않지만 그 흙보다 더 보기 어려운 것이 화성암이다. 화성암을 보고자 한다면 특별한 지역으로 이동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화성암을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지역은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제주도다. 제주도에선 화성암, 그중에서도 화산암을 아주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제주도의 산방산. 화성암 중 화산암이며 조면암질 안산암으로 구성되어 밝은 색을 띤다. 2017. 4.23 촬영.

 

내륙에서는 화성암 중 심성암이 융기 및 풍화와 침식을 거쳐 외부로 드러나게 된 곳, 대표적으로 산에서 화성암을 찾아 볼 수 있다. 설악산이나 북한산이 대표적이다. 북한산은 산 전체가 화강암 덩어리로 이루어져 있다. 설악산의 울산바위 역시 지하 깊은 곳에 있던 심성암이 외부로 드러나면서 압력 차로 절리가 된 화강암이다. 일종의 보른하르트(bornhart)다. 설악산에선 절리 형태의 화강암을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산이 아닌 곳에서도 화성암을 볼 수 있다. 대표적인 곳이 동해안이다. 포항, 경주, 울산에는 용암이 지표면에서 급격히 식으며 특정 형태로 굳은 암석들이 존재한다. 바로 화산암 주상절리다. 우리나라에서 화산 활동하면 제주도와 울릉도 그리고 백두산 정도를 떠올리게 되는데, 경남 지역에 있는 주상절리를 통해 동해안도 화산의 활동지였음을 알 수 있다. 학계는 동해안의 주상절리를 일본의 판구조가 떨어져나가는 과정에서 생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동해안의 지각이 벌어지면서 그 틈으로 마그마가 분출되었다는 것이다. 그 이론에 따르면 동해안의 지진은 이상 현상이 아니다. 한때 벌어졌던 이 판이 이제 다시 가까워지며 동해안에 지진을 일으키고 있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울산 화암 주상절리는 천연기물로 지정된 제주도의 중문 주상절리나 경주의 양남 주상절리와 달리 시도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규모가 작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각각의 주상절리의 크기까지 작다고 볼 수는 없다. 이런 거대한 주상절리를 직접 밟아보며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는 곳은 국내에 거의 없다. 몇 년 내로 주변에 울타리가 생길지도 모른다.

 

화암 주상절리를 가까이에서 관찰해 보았다. 현무암하면 떠올리기 쉬운 기공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반상 조직이 보였다. 마그마가 깊은 곳에서 천천히 식으며 반상 조직을 이루다가 어떤 이유로 갑자기 지표면에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이때 용암이 급격히 수축하면서 절리의 형태를 지니게 되었을 것이다. 이렇듯 화암의 주상절리는 현무암이지만 기공이 없고 반상 조직이 보인다는 점에서 제주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리질에 기공이 있으며 새까만 현무암과는 외형이 다름을 알 수 있다.

 

현무암은 어두운 색을 띠지만 화암의 주상절리 현무암은 표면이 붉은 색을 띠고 있는 곳이 많았다. 이는 현무암이 함유하고 있는 철이 산화하였기 때문이다.

 

울산의 화암 주상절리를 근접 촬영한 사진. 회백색의 사장석 반정을 지닌 현무암이다. 2019. 6. 3. 촬영

 

화암 주상절리는 기둥이 수직이 아니라 여러 방향으로 놓여 있다. 특히 수평으로 누워 있는 절리들이 많다. 2019. 6. 3 촬영.

 

현무암인데 일부 표면이 황토색인 이유는 현무암의 철 성분이 산화하였기 때문이다. 화성의 토양이 붉은 것도 비슷한 이유 때문이다. 2019. 6. 3 촬영.

 

화암 주상절리와 나. 이 정도 크기의 주상절리를 직접 밟아볼 수 있는 곳은 국내에 흔치 않다. 2019. 6. 3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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