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말했었다
막이 내리면 잊힐 배우가 우리와 같다고
허나 저 무리 속에
정갈하고 다정하고 살가운 것 있어
그대가 창조한 인물조차 난 잊을 수가 없었다
곳곳에 남겨둔 그대의 흔적으로
더벅머리 아이마저 제왕의 운을 흉내내니
더러는
제대로 읽어보긴 했느냐 묻는 자도 있었다
모든 것을 알고 나면 이미 늦는 법이라
전부 알아서 사랑하는 게 아니라 사랑하기에 알아간다며
짐짓
점잔을 피우기도 했다
점점이 빛나는 별들
그들은 그저 아름다웠건만
때론 이름과 자리를 몰라 미안한 마음이 슬몃 들기도 했으니
당신이 만든 몇 개의 문장과 몇 개의 제목 그리고 약간의 생애
그것만으로는
구름 낀 밤이 아닌가 싶었다
그러나 저 높은 곳
바람이 장막을 들추면
그들은 퇴장하지 않은 채 그 자리였다
저 무리 속
우악하고 비통하고 서러운 것 있어
저무는 오늘
몇 개의 문장만으로 난 당신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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