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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를 읽는 밤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시

by solutus 2016. 10. 12.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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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말했었다

막이 내리면 잊힐 배우가 우리와 같다고 

허나 저 무리 속에 

정갈하고 다정하고 살가운 것 있어 

그대가 창조한 인물조차 난 잊을 수가 없었다


곳곳에 남겨둔 그대의 흔적으로

더벅머리 아이마저 제왕의 운을 흉내내니

더러는 

제대로 읽어보긴 했느냐 묻는 자도 있었다

모든 것을 알고 나면 이미 늦는 법이라

전부 알아서 사랑하는 게 아니라 사랑하기에 알아간다며 

짐짓

점잔을 피우기도 했다


점점이 빛나는 별들

그들은 그저 아름다웠건만

때론 이름과 자리를 몰라 미안한 마음이 슬몃 들기도 했으니

당신이 만든 몇 개의 문장과 몇 개의 제목 그리고 약간의 생애

그것만으로는

구름 낀 밤이 아닌가 싶었다

그러나 저 높은 곳

바람이 장막을 들추면

그들은 퇴장하지 않은 채 그 자리였다


저 무리 속

우악하고 비통하고 서러운 것 있어

저무는 오늘 

몇 개의 문장만으로 난 당신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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