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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남, 자의식과잉

생각이라는 말벌/2010년대

by solutus 2016. 4. 29.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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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돋보이길 원하는 사람들의 말하기, 혹은 글쓰기 방식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두 가지 큰 경향은, 그들이 자주 '나', 혹은 '남'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데 집중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그들은 수시로 "나는 어떠어떠한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말하거나, 혹은 "남은 어떠어떠한 걸 좋아하는데 난 그것이 싫어"라고 말한다. 이 두 방식이 궁극적으로 이야기하려는 바는 사실상 같다. '나'에 대해 이야기하길 좋아하는 사람은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 드러내려고 하고, '남'에 대해 이야기하길 좋아하는 사람은 '남'에 대해 이야기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자신을 드러내려 하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드려내려 한다는 점에서 이 둘은 공통된 목적의식을 보이지만, 그 과정과 결과는 꽤 다른 양상을 띤다. '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그 이야기가 '자신'에게서 끝날 때가 많지만, '남'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그것이 상대에 대한 혐오(대개는 몰이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남'에 대한 비판(사실상 비난)을 즐기는 사람을 주의해야 한다. 만일 그런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그것이 결국은 자기를 추켜세우기 위함은 아닌지 주의 깊게 살펴 보라. 그 방식은 남을 깎아내림으로써 화자의 지위가 올라간 듯한(혹은 화자의 처지가 위로된 듯한) 착각을 누리게 해준다. 남을 공격하여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이 파괴적 수단이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한 결과를 가져다주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고, 결국은 주변으로부터 자신을 고립시켜 그가 더욱 비관적인 세계에 빠지도록 몰아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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