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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살고 싶다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시

by solutus 2006. 6. 27.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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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혼자 식사를 하는 그녀를 바라보았을 때
최영미 시인이 그랬던 것처럼
그녀도 나를 굶주린 사내의 한 명으로 인식했을까

내 앞을 지나가는 장애인
나는 일부러 그를 바라보지 않는다
그건 무관심의 표현이 아니라 그를
그저 평범한 한 사내로 인식하고 싶어서였을 뿐
그건 장애인과 장애우라는 호명의 차이
그는 동정과 시혜의 대상이 아니므로

그녀는 혼자 식사를 하고 혼자 운동을 한다
어쩌면 그녀는 혼자
라는 것에 시선이 멈출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곳엔 평범한 한 사람이 서 있을 뿐
그녀는 동정과 시혜의 대상이 아니므로
나는 그녀를 바라보지 않는다

나도 이제 살고 싶다. 그저 하나의 인간으로
하나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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