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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시작

생각이라는 말벌/2010년대

by solutus 2015. 11. 28.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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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찍어 둔 여러 장의 사진을 살펴보던 도중, 유독 한 장의 사진에 계속 눈이 갔다. 사람들은 이 사진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할까. 어떤 사람은 아이가 몸에 차고 있는 갑과 태극양의의 빨간색이 조화를 이루어 눈길을 사로잡는다고 할 것이다. 어쩌면 도복과 태극의 음에 해당하는 부분 또한 남색으로 일치한다는 걸 눈치챌지 모르겠다. 어떤 사람은 위를 향해 뻗어 있는 여러 죽도들의 각도가 태풍이 회오리치듯 묘한 구도를 형성하고 있어서 오묘하다 할 것이다. 또 어떤 사람은 사진 좌우에 하얗게 위치한 칠판과 도복의 배치에 집중할 것이다. 구도나 배치가 아닌 좀 더 깊은 의미를 탐구하는 사람들은 어른과 아이가 주먹을 맞대고 있는 장면에서, 혹은 어른이 자신의 경험을 아이에게 전수하는 모습에서, 혹은 약간 바랜 듯한 사진의 질감에서 자신만의 의미를 발견하고는 호기심 있게 이 사진을 바라볼 것이다. 이유가 무엇이든 이 사진은 어떤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바라보게 되고, 묘한 감정을 느낀다. 그리하여 바로 거기, 예술이 태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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