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키보드 워리어에 대해 말하는 방법

본문

과거 언젠가, 언론이 자신의 추악한 한 면을 드러낸 적이 있었다. 'ㅇㅇㅇ씨, 올누드 사진 나왔다' 그러자 한 무리의 성스러운 신도들이 나서 그 언론들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황색 언론 죽어버려라!', '포르노 언론, 자결하라!', 'ㅇㅇㅇ 누드, 언론 역사상 최악의 보도!'  신도들은 그 언론들의 추악한 면을 집중 조명하기 위해 그들의 배를 가르고 구더기를 꺼내 짓밟으며 아이들 앞에서 외쳤다! "자, 잘 봐. 이 더럽고 잔인하고 썩은 내가 진동하는 것들을! 이게 언론의 참 모습이란다!" 그들은 언론의  옆구리를 한 번 걷어차고 그 시체 위에 가래침을 뱉은 뒤 끝나지 않을 저주를 중얼거리며 아이의 손을 잡은 채 그 시체 위를 지나갔다.

정말 멋지지 않은가? 과거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중세 시대의 현장을 나는 직접 목격할 수 있다. 보라! 십자가에 한 인간을 묶어 놓고 공개 처형하는 저 모습들을! 분노의 함성이 광장을 가득 메우고 그 주변에 몰린 사람들은 십자가에 묶인 이를 향해 돌을 날린다. "죽어버려라! 죽어버려!" 그들은 정의의 사도다. 언론의 죄를 판결하고 그 죄악의 현장을 자신의 이웃들에게 그대로 적나라하게 전할 신의 사신. 아름다운 빛을 번쩍이는 기요틴의 날은 머리를 굴러 떨어뜨리고 사형 집행인은 그 머리를 들어올리며, 사도들은 목에서 쏟아지는 선혈에 정의가 실현되었음을 즉시한다. 그들은 전율에 몸을 떤다. 흙탕물 위에 뒹굴며 모든 오점들을 씻는다. 그리곤 집에 돌아와서 인권을 짓밟은 그 언론의 죄악을 낱낱이 천명하는 것이다. "이 누드 사진을 봐. 이 누드 사진을 올린 이 언론의 더러움을, 광포함을, 그 저주를!" 그들은 이제 다함께 노래를 부른다. 흥겹게 합창을 한다. "보세요, 이 누드를, 알몸을, 이 선정적인 사진들을!"

날이 저물자, 그들은 이제 그 축제의 광장에 없었던 이들을 저주한다. 이 현실도피자 같은 놈들! 우리가 힘들여 만들어 놓은 평화에 무임승차 하는 악귀들! 우리가 신을 가지고 장사를 하고 있다고? 아니, 누드를 가지고? 한심한 놈들! 무의미한 가죽 덩어리들! 우리는 모독당한 신을 위해 싸운다. 모독당한 인권을 위해! 그래, 이 희생, 이것이 우리, 세상을 바꾸고자 노력하는 이들의 운명이겠지. 우리들은 아름답고 정의로운 혁명가. 세상의 꽃은 이러한 우리의 희생 위에 피게 마련이니!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