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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라는 말벌/2010년대

by solutus 2011. 12. 3.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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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는 빛을 잡아낸다. 그것도 사람의 눈보다도 더 짧게, 또는 더 오래. 그리고 더 많이 혹은 더 적게. 그래서 카메라는 사람이 눈으로 본 것과는 항상 다른 것을 보여주며, 또 결코 볼 수 없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세상이 깜깜한 어두움으로 가득찬 것처럼 보일 때 카메라로 밤하늘을 찍는다. 타이머가 돌아가고 릴리즈가 풀리면, 그곳에 없는 줄만 알았던 빛의 흔적이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빛은 카메라를 통해서만 볼 수 있을 뿐이다. 우리의 맨눈은 그 빛을 보지 못한다. 하지만 그리하여, 빛이 없어 어둠으로 채워진 그곳을 바라보면서 어떤 이들은 그 빛을 상상할 수 있게 되었다. 밤하늘 어두운 저 어딘가에 숨어있을 그 빛을--- 하지만 윤동주 시인이 말했듯 이네들은 너무 멀리 있다. 별빛이 아스라이 멀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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