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내가 최근에 본 가장 인상적인 문장이다. '나는 당신에게 그리고 이 상황에 동의하지 않는다.' 대인관계에 있어 나는 되도록 동의를 하며 살라고 배웠고 또 동의하지 않더라도 우회적인 풍간을 사용하라고 배웠다. 물론 그 가르침이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위 문장은 지금까지의 배움과는 전혀 다른 태도를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에 그 문장 자체만으로도 나에게 굉장한 충격을 주었다. 사람들이 무언가에 항의를 할 때 그 말 속에는 대부분 짜증이 섞여 있다. 하지만 저 문장은 짜증 섞인 말도 아니고 협박이 담긴 말도 아니며 단순한 반항을 위한 말도 아니다. 저 문장에는 당당함이 서려있다. 왠지 그 이유를 듣고 또 설득당하고 싶기까지한 당당함이. 비뚤어진 인간관계와 세파에 상처입은 영혼들이 고독하게 치유를 기다리는 이 시대에 저런 당당함은 더욱 놀랍게만 느껴진다. 나는 입으로 그 문어체적인 문장을 조심스럽게, 그리고 천천히 다시 읽어본다. "나는. 당신에게. 동의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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