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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락에 관해 말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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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사람들이 자아성취나 세상의 이치 따위에 관심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얼마나 큰 오판인가. 대개의 인간은 에피쿠로스 학파와 디오니소스 축제의 추종자들이지. 아주 가끔씩 삶의 목표나 존재 이유에 대해 어렴풋이 생각해보게 될 때도 있지만 그걸 근거로 우리가 자아성찰적인 존재라고 말하는 건 지나친 억지야. 그런 감정 역시 자신이 즐기는 하나의 감정 축제로, 그 순간 우리는 비극을 감상하는 관객 또는 스스로 연기를 하려고 노력하는 배우가 되어 있을 뿐 아닌가. 저 무표정하고 시무룩한 활력없는 표정들을 보게. 쾌락을 향유하고 있지 못한 자의 슬픔을! 어서 날 즐겁고 기쁘고 쾌락에 젖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저 표정들을 말일세. 스스로 즐거움을 찾지 못하는 저들은 술에서, 육체에서, 음식에서 달콤함을 찾아야만 하지. 하지만 그것이 바로 우리 모두가 원하는 것이란 말이야. 네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들을 쾌락에 젖게 해야해. 그래야만 그들은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거야. 그제서야 그들은 웃기 시작하지. 본디 인간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을 인간에게서 찾으려고 하지 말게! 그들의 호기심어린 표정에 속지 말게. 그들의 눈빛은 영롱할지 모르지만 그들이 하루 종일 하는 일이라곤 거울을 바라보며 자신의 그 눈빛이 남들에게 얼마나 멋지게 보일지 점검하고 즐기는 것 뿐이야. 물을 포도주로 바꾼 예수처럼, 자넨 그들의 지적허영을 쾌락으로 바꿔야만 하네! 그걸 인정하지 못하면 자넨 있지도 않은 진정한 영혼이니 사랑이니 그 따위 것을 찾다 결국 지쳐 패배자처럼 쓸쓸히 사라져버릴 거야. 내 말을 명심하게. 사랑이라고 속삭이는 것 또한 그들 스스로의 쾌락을 위한 잠시의 기분전환이라는 것을. 그러니 진정한 사랑 따윈 잊고 즐기게! 그때의 즐거움을... 그... 속삭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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