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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에 반대한다

텍스트의 즐거움

by solutus 2003. 1. 29.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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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난 해석을 싫어한다. 하지만 싫다고 해서 내가 그것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분명 난 그것을 싫어하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 그것을 하고 마는 것이다. 그 대상이 예술이든, 사람이든.

나의 해석은 잘못될 때가 많았다. '이게 이렇게 된 원인은 이것 때문일거야.'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여지없이 잘못된 것으로 드러나곤 했다. 그 해석의 대상이 사람일 경우엔 그 잘못된 판단으로 인한 피해마저 발생하기 시작했다. 나에게나 그 사람에게나 혹은 (심지어) 예술에게나 그것은 언제나 상처가 되었다.

수전 손택은 에세이 "해석에 반대한다"에서 다음처럼 말했다: '비평의 기능은 예술작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예술작품이 어떻게 예술작품이 됐는지, 더 나아가서는 예술작품은 예술작품일 뿐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나의 임무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왜 그런 사람이 됐는지, 더 나아가서는 그 사람은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할 한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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