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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생미셸, 완숙 오믈렛 노트

나침반과 지도

by solutus 2020. 1. 27.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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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믈렛 제조법은 오래전에 개발되었는데 그때 레시피가 지금과 크게 다르진 않다. <프랑스 미식과 요리의 역사>의 저자인 파트릭 랑부르는 자신의 책에 <르 메나지에 드 파리(Le Mesnagier de Paris)>(1393)의 치즈 오믈렛 노하우를 조금 소개하였는데, 중세의 그 요리책은 치즈 오믈렛을 할 때 뜨겁게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아파레유'를 부으라고 조언하고 있었다. 아파레유는 아마도 달걀물에 여러 다른 재료를 섞은 것을 말할 텐데, 이 정도 차이는 600년의 세월을 고려하면 아무렇지 않게 느껴진다. 또 "달걀과 치즈를 한데 섞은 후 팬에 부으면 오믈렛이 눌어붙기 때문에 절대로 미리 섞지 않는다"라고 조언하였는데, 이는 꼭 맞는 말이라고는 볼 수 없다. 예열만 잘하면 치즈를 섞어도 철제 팬에 들러붙지 않기 때문이다. 당시와 지금의 도구 및 요리 재료 등의 차이를 고려해야 할 테다.


오믈렛 하면 역시 프랑스 몽생미셸이 떠오른다. 빵처럼 부풀어 오른 두툼한 형태가 이 지역 오믈렛의 특징이다. 제조 영상을 보니 계란 반죽에 거품을 넣어 부풀리는 것으로 보이는데 확실치는 않다. 공립법으로 만든 계란 반죽을 팬에 부어 적당히 구운 뒤 접시에 내면서 반으로 접으면 몽생미셸의 오믈렛과 비슷한 형태가 나오지 않을까 한다. 물론 맛은 다른 문제다. 오믈렛을 두툼하게 만드는 다른 방법은 계란 반죽을 팬 한쪽으로 잘 모으는 것이다. 반죽이 구석에서 뭉치니 당연히 도톰하게 된다. 가장 대중적이며 현대적인 방식이 아닐까 한다. 속재료를 많이 넣는 것도 방법이다.


오믈렛은 속을 살짝 덜 익혀야 제맛이 난다. 속이 겉처럼 완전히 익으면 오믈렛이라 하기 어려운데, 아쉽게도 아내는 덜 익은 계란을 좋아하지 않는다. 삶은 계란도 반숙은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아내에게 내줄 때는 대개 완숙 상태로 오믈렛을 만든다. 아이에게 주는 오믈렛도 그러한데, 아직 어린 아이에게 덜 익힌 걸 주기가 꺼려지는 탓이다. 오믈렛은 반숙 형태로 조리하기에 언제나 신선한 계란을 써야 하고 계란도 조리하기 전에 한 번 씻어주는 게 좋다. 



어린이를 위한 완숙 오믈렛. 2020.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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