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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펠 슈트루델로 보는 오스트리아와 프랑스의 레시피 차이

나침반과 지도

by solutus 2020. 1. 18.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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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스트리아를 비롯한 동유럽의 대표적 디저트인 아펠 슈트루델은 영화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을 보다가 처음 알게 되었다. 이 영화에서 악역으로 등장하는 한스 란다 대령은 아펠 슈트루델을 매개로 묘한 긴장감을 일으켰고 이는 내 기억에 남았다. 두 번째 만남은 <마리 앙투아네트의 테이블>이라는 프랑스 요리 책자에서였다. '프랑스 왕실 요리'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책이었는데, 마리 앙투아네트가 오스트리아 황궁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기 때문인지 오스트리아 요리인 아펠 슈트루델도 소개하고 있었다. 다만 오스트리아의 전통 아펠 슈트루델과는 레시피가 약간 달랐다. 우선 퍼프 페이스트리를 쓰라고 되어 있었다. 필로 반죽이 아니라 페이스트리 반죽을 쓰라는 말인데, 일반적으로 퍼프 페이스트리는 밀가루 반죽과 버터를 여러번 접어가며 만든다. 크루아상과 비슷하다. 그런데 '슈트루델'이 독일어로 '회오리'라는 뜻인 걸 고려하면 반죽을 여러번 접는 것보다 넓게 펴서 돌돌 마는 게 이름과 어울려 보인다. 프랑스인 저자가 프랑스 요리법을 소개하는 책자이다 보니 여러모로 익숙한 페이스트리를 쓰도록 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오스트리아에서는 아펠 슈트루델의 속 재료를 만들 때 생과일을 그대로 사용하는 편인데, 이 책자에서 소개하고 있는 아펠 슈트루델은 속 재료를 불에 졸이게 되어 있었다.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의 시대 배경은 비시 프랑스인데, 그곳에서 나온 아펠 슈트루델도 사과로 만든 속 재료를 프랑스의 콩포트처럼 졸인 것으로 보였다. 이런 비교로 볼 때 프랑스로 건너간 아펠 슈트루델은 오스트리아와 다른 점이 있는 듯하다. 음식으로 드러나는 프랑스와 독일의 문화 정체성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2.

나는 가장 기본적인 아펠 슈트루델을 만들었다. 이름에 따라 사과를 넣었고, 반죽을 넓게 펴서 속 재료를 채운 뒤 말았다. 속 재료는 사과 450g, 설탕 100g, 시나몬 10g, 블루베리와 체리 각각 50g, 아몬드 슬라이스 100g 그리고 빵가루를 조금 섞어 만들었다. 페이스트리는 물 50g, 오일 60ml, 계란 1개, 레몬즙 7ml, 중력분 200g, 소금 7g을 섞어 만들었다. 보통 깨끗한 천을 바닥에 깐 뒤 반죽을 펼치는데, 집에 그렇게 큰 천이 없어서 조리대에 직접 대고 반죽을 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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