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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토식과 간사이식, 집에서 만드는 쓰유 우동

나침반과 지도

by solutus 2020. 1. 6.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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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식 간장인 쓰유[각주:1]로 우동을 만들었다. 그래서 쓰유 우동이다. 쓰유는 구운 양파와 대파에 디포리와 가쓰오부시, 다시마와 멸치, 그리고 간장과 설탕과 마늘을 넣어 우려냈다. 이렇게 먼저 쓰유를 만들고 나서 냄비에 물과 쓰유 적당량, 청경채, 표고버섯을 넣어 끓이고, 마지막으로 미리 데쳐둔 면을 국물에 살짝 익힌 뒤 삶은 달걀을 반으로 잘라 그릇에 함께 담았다.


간장이 들어간 쓰유이기에 색이 진하고 그래서 우동 국물도 색이 진해졌다. 그래서 내가 만든 우동은 국물 색만 보면 간토식 쓰유 우동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간토 지방에서는 국물과 면을 그릇에 함께 담아내지 않고 따로 낸 뒤 면과 채소를 국물에 담가 젹셔 먹는 게 일반적이다. 이처럼 간토에서는 마치 소바를 먹듯 우동을 먹는다. 반면 일본 우동의 원조라 할 수 있는 간사이 지방에서는 면과 국물을 미리 말아서 제공한다. 그래서 내가 만든 우동은 형태만을 보자면 간사이식 쓰유 우동이라 할 수 있겠다. 형태와 색을 섞었으니 한국식이라 불러야 할까? 하지만 일본 내에서도 이런 식의 혼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우동은 결국 면과 국물로 승부를 내는 음식인데 직접 우동 면을 만들지 않았음에도 '집에서 만든 우동'이라 하니 좀 걸맞지 않아 보인다. 듣기 좋게 퓨전 우동이라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1. 외래어표기법에 따르면 쓰유가 올바르나 '츠유' '쯔유' 등의 표기가 훨씬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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