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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교육법

우아하고 감상적인 산책로/시

by solutus 2019. 8. 23.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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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원시인과 비슷하다

원시인은 부수고 던지고 몸에 바르며 논다

오줌도 아무 데나 싼다

부모는 그렇게 하지 말라고 요구한다

아이가 알아들을 리 없다

못하게 하니 아이는 짜증을 내고 급기야 소리를 지른다

소리, 소리를 지르는 건 본능적인 행위다

키우는 개에게 짖지 말라고 말해 보라

그래도 개는 울고

때론 소리를 높일 것이다

하지만 아이가 소리를 지르자

그는 아이가 반항한다고 여긴다

고의적이라는 혐의도 씌운다

다른 건 몰라도

우는 것과 소리 지르는 건

못 참겠다고도 한다

그래서 교정이란 명목으로

같이 짜증을 내고 소리를 지르며 정신적 위압을 가하다가

분노에 휩싸인 채 물리적 폭력을 행사한다

그러다 진정되면

아이들은 악하다고

결론 내린다

그가 특이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것이 우리가 타인을 판단하는 방식이다

 

악의 정의는 무엇일까

본능적 행위를 악이라 말한다면

모든 살아있는 생명체는 악할 것이다

우리가 선하다고 찬양하는 식물도 다른 식물의 햇빛을 가린다

아무리 교육한다 하더라도 그 식물은 성장하며 계속

다른 식물의 몫을 차지할 것이다

그러므로 그는 식물을 악하다 말해야 한다

하지만 그러는 대신 그는

대체 무슨 소리냐 되묻는다

할 말이 있으면 그것만 말하라고 짜증을 부린다

자신을 가르치려 들지 말라며 분노한다

자신이 바라는 건 오직 위로뿐이라고 울며 말한다

오, 이것이야말로

조금 전 아이가 그에게 그토록 바라던

짜증과 분노와 울음으로 요구하던

바로 그것 아닌가!

그는 거울을 보며 싸운다

그가 특이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것이 우리가 보고 배웠으며 장차 그의 아이가 보고 따라할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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