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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도장

나침반과 지도

by solutus 2019. 7. 1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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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선물로 직접 만든 나무 도장. 2019. 6. 24.

아이에게 선물로 뭘 주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도장을 직접 만들어 주기로 했다. 변형이 적은 단단한 나무로 만들면 좋을 테지만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아 가공이 쉬운 부드러운 나무를 선택했다. 나무를 길쭉하게 자르고 밑그림을 그린 뒤 조각칼로 파냈다. 양각으로 작업하고 싶었지만 역시 시간문제로 음각을 선택했다. 서체를 예쁘게 하고 싶었으나 바람처럼 잘 되지는 않았다. 무른 나무라 파내기는 쉬웠으나 약간의 충격에도 파놓은 부분이 뭉개지는 문제도 있었다. 다 파낸 뒤 인주에 찍어 상태를 확인하고 보정해야 했으나 집에 인주가 없어 확인을 할 수가 없었다. 아내가 일을 보려면 보정 전의 도장이라도 가지고 가야 한다고 하여 아쉬운 마음으로 도장을 내주었다. 아내가 도장을 쓰고 온 날 어땠느냐고 물으니 나름 잘 찍혔다고 알려주었다. 생각해 보니 도장에 아직 인주가 묻어 있을 거 같아 얼른 종이에 찍어 보았다. 희미하게나마 그제야 결과물이 내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인주가 잘 안 묻어나는 부분이 보였다. 평을 더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집에 인주가 있다. 그런데 인주가 생기니 목재 작업을 할 공간이 사라졌다. '베란다 작업실'은 옛 이야기가 되었다. 하지만 이런 작은 도장의 보수 정도야 마음먹으면 할 수 있을 것 같다. 상태를 정확히 알고 싶어 도장에 인주를 묻힌 뒤 종이에 찍어보았다. 평이 안 잡힌 부분이 희미하게 떴고 나무의 수관은 자신의 형태를 남겼다. 나무로는 양각 작업을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밋밋한 모양의 이런 도장을 훗날 아이가 선물로 여겨 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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